숨 쉬듯

김신중 사진작가 ****


#음악과나 #삶 #낯선감각 #취향밖의사람 #이해하는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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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을 통해서 삶의 이상을 혹은 제 자신을 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 음악은 완성된 곡의 형태일 수도 있고, 단지 어떤 음의 간격이나 리듬일 수도 있어요. 음악 혹은 소리를 듣는 일은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이면서도 동시에 헤매는 과정이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제가 듣고 있는 것을 제 자신과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생겨요. 대체로 ‘느린, 호흡이 긴, 무언가 반복되거나 리듬과 음형이 변칙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고요. 어떤 특정한 음악이나 장르를 디깅한다기보단 음악 자체가 내 삶에 묻어나길 바라고 있어요.

가사가 없는 음악을 즐기는 편이에요. 가사가 있는 음악도 그것을 가사로 듣기보다는 하나의 악기 소리로 듣곤 합니다. 제가 감각적으로 좋게 느끼는 무언가의 의미를 미리 파악하지 않은 채로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 있거든요. 어쩌면 자연을 마주할 때의 마음과 비슷해요. 영화나 공연을 볼 때도 시놉시스나 해설, 프로그램을 미리 보지 않는 편이에요. 가능하다면 선입견을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일까요… 그러다 보면 우리가 낯설다고 느끼는 음악들조차도 조금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 들어본 음악 스타일이 저에게 왠지 좋게 느껴질 때가 굉장히 흥미로워요. 마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이해해가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우리는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만나며 살기도 하지만 반대이기도 하잖아요. 취향 밖의 사람들과 지내면서 삶을 이해하는 관점들이 새로워지듯, 음악도 비슷해요. 내가 듣는 장르나 아티스트의 음악만 듣다 보면 편협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듣게 되고, 그것이 제가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낯선 사람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처음 보는 사람과 스튜디오라는 맥락 없는 공간에서 사진을 만들어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런 점에서 저에게 음악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음악을 인지함과 동시에 자연스레 음악의 흐름에 호흡을 맡기게 되니까요. 다만 제 취향의 음악만 늘어놓기보다는 제가 촬영할 인물의 첫인상을 바탕으로 어울릴 것 같은 음악을 미리 골라놓곤 해요. 어쩌면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음악을 고르는 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지도 몰라요.

직접 악기로 소리 내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요. 악보를 연주하진 못하는데, 특정 소리나 화음을 반복적으로 내면서 생기는 공간의 울림을 즐기는 방식으로 연주하는 거죠. 무의식중에 우리가 입으로 흥얼거리는 것을 악기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돼요. 스튜디오에는 아내가 어릴 때부터 썼던 피아노가 있는데,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할지 생각만 많아지고, 실제로 몸이 잘 움직이지 않을 때, 그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 울림들을 가만히 받아들이다 보면 그것이 저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합니다.

사진 출처: 김신중

사진 출처: 김신중

언제부터 이렇게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떤 클래식 음악을 듣고 나서 길을 걸으며 ‘아, 나는 정말 행복하다.’라고 소리쳤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소리 지른 자신에게 순간적으로 놀랐었거든요. 그 시절 저는 매일같이 엄마 차에서 영화 <접속>의 OST와 김동률의 <동반자>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던 때였고, 매일 아침마다 아빠가 틀어놓은 <아침을 여는 상쾌한 클래식> CD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어요. 합창단에도 들어갔었고, 악기도 배워보면서 음악이 어린 시절 제게 큰 영향을 주었던 건 확실해요. 그렇지만 음악이 제게 여전히 행복이자 영감의 근원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여전히 설명하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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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 (사진작가)

공연 예술, 특히 음악에 깊은 동경을 품고 있으며, 음악적으로 공명하는 일상의 순간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전시,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음반 프로듀싱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전시 〈Thousand Perspective〉〈윤두리굿〉〈겨울바다 옆 나의 집〉, 영상 프로젝트 〈BREATHING IN BACH〉, 퍼포먼스 〈씨앗〉(29시간 릴레이 퍼포먼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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